소위 훌륭하다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일컫는 사람들 대부분이 책 읽기를 좋아했다. 이는 2002년에 발표된 「미국의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논문 등 기타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사실이다. 『독서불패』는 링컨, 헬렌켈러, 에디슨, 정약용, 세종 등 역사를 움직인 사람들 모두가 독서광이었음을 열거하고 있다. 그만큼 책읽기는 간과할 수 없는 교육적 효능을 지닌다. 공부를 주관하는 기초학습능력은 어린 시절 책 읽는 습관에서 길러진다. 독서는 공부에 중요한 도구인 셈이다. 기초학습능력이란 무엇인가? 읽기, 쓰기, 셈하기이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기초학습능력이 '읽기'다. 읽기 능력은 무엇인가? 어휘력, 이해력, 분석력, 종합력, 추리력, 상상력, 비판력, 판단력을 포함한다. 이러한 능력들의 공통점은 주입식 암기학습으로는 길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직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따라서 기초학습능력을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길러주지 않으면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자녀가 기초학습능력을 갖추었는지 아닌지 부모가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공부는 무엇인가? 책 속에 산재한 데이터 중에서 중요한 정보를 스스로 선별해내고, 그것의
"세상은 변화한다. 고로 존재한다?" 호텔업계가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호텔에 투숙하며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북캉스’(독서+호캉스) 패키지를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날씨가 선선해져 책 읽기에 좋은 계절이니 도서업계 대신 호텔업계가 발 벗고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물론 장기화된 코로나 불황을 이겨보자는 고육책일 것이다. 패키지를 보니 각각 성우가 읽어주는 오디오북부터 직접 큐레이팅한 도서 증정, 상시 운영 라이브러리 공간까지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어찌됐든 책 읽기를 권하는 게 나쁠 건 없지 않은가. 오히려 책을 안 읽는 요즘, 독서권장에 앞장을 서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옛말대로라면 지금은 등화가친(燈火可親)이 어울리는 계절이다. 옛 당나라의 학자인 한유(韓愈)는 성남으로 글공부하러 가는 아들에게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이란 시를 지어주었는데 이 시엔 ‘네가 떠나는 때는 가을이니 등잔불을 가까이 하고 책을 읽어라’란 구절이 있다. 등화가친은 옛말이 되었지만 지금은 온종일 가을바람이 선선하니 전등을 등잔불 삼아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이야 냉난방시설이 잘 되어 있지만 그 시절엔 날씨가 독서에 큰 영향을 줬던
우주발사체는 큰 비용을 쏟아 붓고 나름대로 만전을 기하더라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 가장 도전적인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이다. 그런 만큼 수백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참여해 이뤄지는 거대과학(Big Science)의 진수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어제(21일) 우주를 향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를 쏘아올렸다. 그러나 고도 700Km 고도까지 올리는 데 그쳐 더미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과제를 남겼다. 아쉬움을 남기긴 했으나 시작으로는 매우 훌륭한 성과였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인류 역사상 달에 첫발을 디딘 미국의 아폴로11호 우주선 탑승자 닐 암스트롱은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나라도 이제 우주로 향한 첫 비상이자, 첫 발을 뗀 것이다. 누리호는 무려 11년 7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쳤다. 주목할 점은 본체만 개발한 것이 아니라 발사장, 발사대, 엔진, 엔진 핵심 부품 설비 등 발사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100%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는 데 있다. 해외의 경우 발사체 개발에만 대략 10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을 개발하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 이미 인프라는 구축되어 있는데
얼마 전 중앙일간지에 “대기업 타이틀이 삶을 보장해 주진 않더군요”란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다. 내용은 이렇다. “월급에 기대어 사는 리스크(위험)를 줄이기로 했죠.” 2년 전 회사를 관두고 조기 은퇴한 김도협(41)씨. 그가 대기업 명함을 포기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직장’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는 “더는 내 삶을 남(회사)에게 맡겨선 안 되겠다 싶었다”며 “하루빨리 경제적으로 독립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조기 은퇴를 결심하고 5년 만에 종잣돈 4억 원을 21억 원으로 불린 뒤, 39세에 회사를 떠났다. 조기은퇴자, 파이어족이 됐다. 이 사례 외에도 최근 비슷한 얘기를 심심찮게 듣게 되는데, 과연 파이어족이 뭘까? 파이어족(FIRE)은 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경제적 자립, 조기 퇴직'(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따 만들어진 신조어다. 고소득·고학력 전문직을 중심으로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투자를 늘려 재정적 자립을 추구하는 생활 방식이다. 이들은 30대 혹은 40대 은퇴를 목표로 수입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파이어 운동은 1990년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8일 136개 국가가 디지털세 도입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디지털세란 글로벌 IT 기업이 자국 내에서 일으킨 매출에 대해 각국이 법인세와 별도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현재 구글과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하지만 법인세는 고정사업장, 즉 서버가 위치한 나라에서만 낸다. 그동안 이들에 대해 과세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따라서 디지털세는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에 대한 조세회피 대응방침인 셈이다. 기존 법인세는 고정사업장 소재지를 기준으로 부과한다. 하지만 디지털 기업은 세금 부과 근거가 되는 고정사업장이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그래서 디지털 기업의 경우 실제 매출 가운데 일부만 과세 대상이 된다. 디지털세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19년 7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디지털세 부과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성명서가 발표된 이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어 왔다. 이 합의에 동참한 국가들은 앞으로 대형 다국적 기업들에 15%의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적용하게 된다. 디지털세는 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논의
그동안 변화무쌍했던 교육정책 뒤집기는 무늬만 바뀐 것일까? 작금의 교육이 퇴보했다는 비난을 넘어 소프트웨어가 바뀌지 않는데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가 뭘까? 다양한 문제들이 맞물려 있을 수 있겠으나 그중에 한 부분만 언급해보려고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선진국으로 잘 알려진 핀란드를 예로 들어보자. 핀란드의 경우 공교육에 내실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교권 선진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사 개개인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교수활동에 상당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핀란드의 고등학교는 무학년제로, 학생들의 개별적인 학업선택 기회가 더 많이 주어져 있다. 그런 만큼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이 선택한 학업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야 하고, 다목적 평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의 요구에 맞는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교사들이 여기에 부응할 수 있는 것은 교육행정기관의 분권화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교육의 우선순위, 최소이수 시간 배당, 국가 핵심교육과정, 국고보조금 규모의 조율 등을 담당한다. 교육문화부는 일반계 고등학교 교육과 관련된 법률
나는 주로 새벽에 일어난다. 전업작가가 되고 난 뒤로 아침에 늦잠을 자는 일이 종종 생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로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쓴다. 고요한 시간이 좋아서다. 새벽에 서재에서 글을 쓰다 보면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아주 조용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서재에서 책을 넘길 때 사각사각하는 소리, 키보드 탁탁거리는 소리, 무언가에 집중할 때 느껴지는 고요한 쾌감이, 나는 너무 좋다. 학창 시절 이야기를 나의 저서에서 종종 이야기하고 있지만, 공부랑은 전혀 거리가 멀었다. 내가 모르는 세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은 어렴풋하게 했지만, 이렇다 할 멘토가 되어줄 만한 사람이 주변에 한 명도 없었기에 그저 괴로운 10대를 보냈다.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 한 번도 10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다. 사색의 수준이 인생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엔, 틈만 나면 책과 노트를 펴서 묵상하고 생각을 진행시킨다. 10대 시절에는 사색의 즐거움도, 공부의 즐거움도, 이성친구를 사귀는 즐거움도 알지 못했다. 20대 때도 바쁘게 다니긴 했지만, 인생에 이렇다 할 즐거움 없이 산 것은 마찬가지였다.
보통 코로나19 mRNA 백신을 맞으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보다 더 많은 순환 항체가 생긴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mRNA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으로 생기는 기억 B세포가 똑같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신을 맞았을 땐 기억 B세포가 생겨도 수 주간 발달하는데 그치지만,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회복하면 기억 B세포가 몇 달간 발달하면서 훨씬 더 효능이 좋고 변이 제거에도 능한 항체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미국 록펠러대 분자 면역학 연구소장인 미헬 C. 누센츠바이크(Michel C. Nussenzweig)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액 샘플과 감염 병력이 없는 mRNA 백신 접종자의 혈액 샘플을 비교 분석했다. 일단 생성되는 기억 B세포 수는 서로 비슷하게 나왔다. mRNA 백신을 접종하면 2차 접종을 하기 전에도 기억 B세포가 빠른 속도로 발달하면서 기억 항체를 점점 더 많이 만들어냈다. 그러나 2개월이 지나면 이런 발달 과정이 중지됐다. 여전히 많은 수의 기억 B세포가 항체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항체가 더 강해지진 못했다. 항체 가운데 일부는 델타 등 코로나 변이를 중화하는 능력도 보였지만 그런 항체가 더 늘지는 않았다. 그런데
위대한 인간상에 대하여 수년 전 학원에서 근무할 때부터 알고 지내던 여학생이 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그 여학생은 어느덧 중3이 되었고, 고교 입시를 앞두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밝은 얼굴로 지내던 그 아이가 기특하면서도 가여워서 종종 연락을 주고 받곤 했다. 오늘은 이런 메시지가 왔다. “선생님, 저 대학 안가고 생명과학고 갈려고 해요. 아직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도 없고, 이렇다 할 꿈도 없거든요.” 나는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이야기하며, 대학은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교수가 되고 싶어서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단다.”하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선생님]이라는 제목으로 장편소설을 쓰고 있다. 오랫동안 선생노릇을 해왔기에 보고 들은 것도 있고, 50년 뒤에도 학생들에게 깊은 영감을 줄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었기에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소설을 쓰면서 완벽한, 훌륭한 인간상을 가진 인물들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 도서, 영화, 주변인물 분석 등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사람들을 관찰하고, 특성을 공부하고, 사람을 얻고 잃는 부분에서의 차이점을 관찰한다. 그런 과정들을
'승자독식(勝者獨食, Winners takes it All)'은 틀렸다. 그렇게 해서 이 사회는 돌아가지 않는다. 자동차 한 대가 나오는데 수천 명이 함께 일을 한다. 보이지도 않는 반도체 칩(Chip) 한 개를 만들고, 스마트 폰 한 개를 만드는 과정은 수백 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여기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이, 규모와 크기에 차이는 있지만, 모두 급여를 받고, 일한 만큼 먹고 살고 있다. 다리를 놓고 아파트를 짓는 현장을 보라. 어찌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가?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고 했다. 사회 구성원은 어느 누구도 혼자 일하지 않는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혼자 일하는 사람들은 심한 고독과 우울을 느끼며 '정신적 건강의 위기(Mental Health Crisis)'를 겪고 있다. 명동에서 평생 구두를 닦고 고치는 할아버지가 전남대학교에 12억 원을 기부하셨고, 영화배우로 일생을 사신 어른께서 500억 원을 기부하셨다. K 산업의 회장이신 할머니께서는 700억이 넘는 돈을 카이스트에 기부하시며 노벨상을 받는 과학자가 나오기를 기원하셨다. 이들은 돈을 벌었다고 혼자 갖지 않았다. 필자의 지인 중에는 대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