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시는 말씀 하지 마세요. 수업 중에 학생을 건드리면 큰 일이 납니다. 학교 교장에게 고발하면 다행이지요. 곧바로 교육청에 신고합니다. 여기에 말단 선생님은 모든 힘을 잃게 됩니다. 수포자가 14%라고 보도되는 건 거짓말입니다. 적어도 40%정도는 수학을 포기했을 겁니다.” “학생의 자유를 빌미로 공교육이 무너지는 마당에, 어떤 교사들은 역사를 왜곡하고 북한을 찬양하며, 친일 반일을 부추기면서 갈등을 일으킵니다. 학생들이 그것을 모르는 줄 아세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학생들은 이미 선생님들 이야기와 주장을 다들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냥 조용히 있을 뿐입니다. 수업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교직에서 물러나신 선생님과 말씀을 나누며 갑자기 화가 났습니다. 이렇게 운영되는 학교 교육에 대해 교육당국은 아무 대책도 없고 생각도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교권(敎權)과 학생의 인권(人權)을 비교하자는 게 아니라, 교육자로서의 사명과 책임이 있으며, 학생의 자세와 의무가 다르다는 겁니다. 필자가 공고를 다닐 때, 영어 선생님은 얼마나 강의를 잘 하고, 학생들에게 강한 의욕을 불어 넣어 주셨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그 분 덕택에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면서, 일상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 못지않게 '일과 공부의 균형(Balance with Work and Learning)'이 의미하는 바를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6월 11일자 파이낸셜 타임즈 사설에 “일하며 배우고, 공부하며 익히는 것(Learning by doing and Doing by learning)만큼 강한 학습은 없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일은 못해도 공부를 좋아하며 책만 읽는 선비가 있고, 무식한 듯 하면서도 일은 잘하고 돈을 잘 버는 사업가가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가정이 엉망진창인 집도 있지만, 적당히 어렵게 살면서도 화목한 집안도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공부 좋아하는 사람이 학자나 선생님이 되거나, 사업 잘 하는 경영자가 대학원 최고경영자(CEO)과정을 다니면서 공부하는 경우라면 매우 좋겠습니다. “설마 그런 사람이 있겠어?”라고 따지는 사람은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필자는 공부를 좋아하면서도 형편에 따라 사느라 이른 나이에 공장을 다니며 20여 년간 직장에서 열심히 일만 했는데, 우연히 강의를 하고 책을 쓰게 되어 후반기 삶에서 '딱 맞는 일거리'를 찾았습니다. 그런
살다 보면 다양한 인간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인간관계는 놀라운 인사이트를 제공해주는 귀한 기회로 연결되기도 한다. 최근에 만난 두 분 역시 운명처럼 시작된 인연이었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된 분들이었다. 두 분 모두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실패에 대한 경험이었다. 한 분은 지난 10여 년 간 실패를 많이 경험했다고 이야기하셨다. 아내분도 그런 실패를 견디는 것이 힘들었던 것일까? 아내에게 "있잖아, 내가..."하고 운을 떼면 아내분에게 즉시 돌아오는 대답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 마. 그냥 가만히 있어.“ 그의 주변에는 훌륭한 지인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사업이나 향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면 "형님, 그것 참 좋은 생각입니다. 멋져요. 좋은 아이디어입니다!"하고 응원하며 격려해준다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근데 그 친구들도 지금까지 계속 실패만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하고 대답했다. 우리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다. 반면에 "이제 젊은 나이도 아닌데 그만 좀 하자. 뭘 자꾸 하려고 하냐?" 하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 대다수가 평범하게 살면서 본업에 만족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여서 해주셨다.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한참을 낄낄거리면서 웃고 떠들며
가까운 지인이 헬스 트레이너로 재직하고 있다. 꽤 오랫동안 운동을 해왔다. 키는 175인데 몸무게가 95kg에 육박한다. 멀리서 봤을 때 불룩하게 나온 배 때문에 전혀 트레이너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의 거대한 팔뚝과 가슴근육은 꽤 튼튼하다. 소위 말하는 벌크업Bulk up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말대로라면, 그는 결코 훌륭한 트레이너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루는 그가 하소연을 해왔다. 평소 이렇다 할 하소연을 하지 않는 사람인데 무슨 일인가 싶어 들어보았다. 그의 말인즉슨, 남의 뒷담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충고에 의하면 '트레이너가 그렇게 몸 관리를 해서 어떡하냐'는 거다. 선명한 근육을 갖고 자기 관리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뱃살만 뒤룩뒤룩 찌워서 무슨 트레이너를 하느냐는 식의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고 했다. 몇 번을 설명해줘도 이해를 못 하고 더 큰소리를 치느라 힘이 빠진다고 이야기하며, 한동안 상심에 젖어 있었다. 얼마 뒤 그는 자신이 팀장으로 근무하는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의 관장에게 이런 사정을 털어놓았고, 수많은 프로급 보디빌더와 트레이너를 양성한 경력이 있는 관장은 그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한마디로 일축해버렸다. "무
에피쿠로스가 남긴 인생의 행복을 위한 3가지 중요 요소가 있다. 우정, 자유, 사색이다.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은 행복의 5가지 요소를 긍정 정서, 의미, 성취, 관계, 몰입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대할 수 없는 것들이다. 에피쿠로스의 우정, 자유, 사색은 마틴 셀리그먼이 이야기한 5가지와 연결되어 있다. 긍정적인 정서는 진심어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 혹은 가족의 사랑과 우정으로부터 비롯되는 심리적 안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런 관계 속에서 우리는 세상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마음의 평안과 자유를 느낄 수 있다. 그런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성취를 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고, 그 힘을 통해서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이론만으로는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데 있다. 즉, '이론에만 치우친 행복의 요소들'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대부분의 요소들이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들이라는 데 있다. 10대 시절에는 다양한 부류의 친구들이 있다. 조용한 성향을 가진 친구, 과격한 성향을 가진 친구, 거짓말에 능하거나 욕을 잘하는 친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세상에 널리 알려 활용토록 하겠다." 교세라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한 말이다. 세계적인 기업가로 잘 알려진 이나모리 가즈오는 20대에 창업을 해서 교세라의 명예회장이 되기까지 70여 년간 현장에서 실무를 쌓은 살아있는 경영의 신이다. 그는 78세 되던 해 JAL(일본항공) 경영을 맡아 20조에 달하는 적자를 청산하고 파산 2년 8개월(1155일)만에 도쿄 증권거래소 재상장이라는 최단 기록을 세웠다. 직원의 행복 추구, 기본적인 소양의 가치 추구, 아메바 경영을 바탕으로 32,000명에 달하는 전 직원으로 하여금 숫자를 보는 경영을 가능케 했다. 일본 역사상 전무후무한 경영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이나모리 가즈오에게 무슨 실패가 있었을까. 이나모리 가즈오가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세상에 널리 알려 활용토록 하겠다"라고 마음의 기준을 정한 뒤 사업을 시작했을 때, 회사는 순풍을 만난 배처럼 성장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래 지나지 않아 직원들로 인해 상당한 마음의 상처를 입는 일이 발생했다. 고졸 사원들이 승진, 상여금 인상 등의 처우 개선을 비롯한 더 나은 조건을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들고 와서 난동을 부린 것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이 있다. 처음 읽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었다. 탐독하다시피 읽었다.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고 하루하루 막노동을 하며 의미 없이 살던 때였다. 마음속에 소망의 불씨는 조금 살아있었지만 현실이 워낙 시궁창처럼 느껴지던 시기였으므로, 어떤 것도 위안이 되어주지 못했다. 늘 책을 들고 다니긴 했지만 큰 위로가 되어주지 못했고, 지금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암울하던 시기였다. 막연한 자기 계발서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 무렵, 이루지 못할 것만 같던 꿈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이를테면 책이 출간된다거나, 영화배우가 된다거나, 보란 듯이 사업이 성장해서 이전에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결과물들을 얻게 되었을 때, 그때는 어떤 기분일까, 하고 상상해보는 것이었다. 현실은 시궁창과 같았지만, 미래에 대한 거대한 상상력과 강력한 목표까지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 때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었다. 문득, 다시 힘을 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7년 11월이었다. 훌륭한 책이었지만, 한 권의 자기계발서를 읽고 인생이 바뀐다는 식의 뻔한 스토리를
충청북도교육문화원(원장 윤인중)은 2022년 충청북도교육청청소년연극단 『미리내』 4기 단원을 모집한다.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또는 동일 연령 청소년 20명 내외로 연극단원을 구성하며, 모집 기간은 4월 18일(월)부터 5월 6일(금)까지다. 문화예술에 관심과 열정이 있는 학생, 연극·영화 등 연기 관련 진로를 꿈꾸는 학생, 무대 공연을 통해 자신감을 높이고 싶은 학생은 입단원서와 자기소개 동영상을 이메일(rnrnrn999@korea.kr)로 제출하면 된다. 연극단에 선정된 학생들은 5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3시간씩 연기, 음악, 안무 등 각 분야별 전문 강사에게 기초 및 심화 교육을 받고, 실제 무대에 올릴 공연을 연습한다. 또한 방학을 이용하여 연극, 뮤지컬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문화 현장 체험학습의 기회도 갖는다. 지난해, 코로나 시국에서도 연극에 뮤지컬 요소를 가미한 완성도 높은 공연을 펼쳐 큰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공연 영상은 충청북도교육문화원 유튜브 ‘예봄TV’에서 감상할 수 있다. 교육문화원 관계자는 “연극을 통해 꿈과 재능을 맘껏 발산하고 싶은 학생들의 많은 신청 바란다”고 말했다.
언젠가 SNS에서 가슴 아픈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한 아이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는데, 아이가 엎드린 곳에는 사람의 형상을 그린 그림이 있었다. 마당에 엄마를 그려놓고 가슴에 안겨 있는 그림이었다. 아이의 엄마는 택시운전사였다. 어느 날 손님을 태우고 운전하다가 사고로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 택시가 강에 빠지면서 엄마도 택시와 함께 강물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아이는 마당에 엄마를 그려놓고 엄마의 가슴에 안겼다. 차디찬 엄마의 심장을 느끼며, 아이는 말없이 마당에 그려진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생이 80까지라고 했을 때,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나도 이제 절반 정도는 온 듯하다. 마흔이 되기까지 즐겁고 감사한 일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내려놓는 훈련이 필요한 시간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들은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들보다 결코 더 젊거나 빛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쩌면 알게 모르게 수많은 사건 사고와 마주치고 있었지만, 하늘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오늘, 그리고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느 순간부터였는지는
최근에 고향에 다녀왔다. 내가 태어나 줄곧 자라고 대학까지 졸업한 경북 안동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내가 학창시절을 보내던 당시에 안동 인구는 20만명이었고 지금은 15만 6,000명(2022년 2월 기준)정도라는 사실이다. 20년 사이에 5만여 명 가까운 인구가 타지로 나가버렸다. 모르긴 해도 대개 젊은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고향에는 부모님이 살고 계신다. 평생을 안동에서 사신 분들이다. 1년에 12번의 제사를 지내고 한복과 비녀가 습관화되어 있는 그런 집과는 거리가 멀다. 부모님이 '안동사람답지 않은 안동분들'이었다는 생각을 한 것도 안동이라는 도시에 대해 갖고 있는 대다수 사람들의 인식이 어떠한지를 마주했을 때였다. 고향에 가면 늘 부모님이 해주시는, 또 사주시는 밥을 먹는다. 몇 번 식사를 대접하려고 했으나 한사코 거절하셨다. 지난 몇년간, 지독한 실패와 어려움을 만나면서 용돈 한 번 제대로 드린 적이 없었다. 명절날 고향에 다녀올 때마다 며느리 손에 봉투를 쥐어주시는 분들이셨다. 어버이날 자동차와 집을 부모님께 선물해드렸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졌다. 아버지가 사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