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을 물어보면 대부분 과학을 꼽는다. 그중에서도 생명과학이나 지구과학보다 물리나 화학 관련 단원을 어려워한다. 그래서 과학 과목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학습 Tip 하나를 소개한다. 바로 '교과서 제대로 읽기'다. 이것은 비단 과학 과목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모든 학습의 기초는 읽기'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제대로 읽는 것이 모든 과목을 학습하는 데 근간이 된다는 의미다. 먼저, 교과서 내용을 집약해 놓은 제목부터 예의주시하며 읽고 학습 목표, 흥미 유발을 위한 챕터 도입부의 그림이나 만화 그리고 본문 탐구 부분, 본문 중간이나 말미에 나오는 퀴즈, 생각해볼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내용을 고루 훑어 읽는다. 그런 다음 다시 한번 꼼꼼하게 정독을 한다. 교과서를 제대로 정독해야 하는 이유는 전체적인 내용 이해를 돕는 데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충분하게 내용을 이해한 상태에서 프린트물이나 교재의 개념 설명을 보게 되면 학습 내용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듯 쉽게 파악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전체적인 개념 이해는 읽기부터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교과서를 정독하며 만나는 낯선
얼마 전 창업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저서 출간에 관련한 컨설팅을 하고 있고, 제조업 분야에서 창업을 구상 중인 사업이 하나 있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다. 짧게 생각했던 상담은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중에는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었다. 그렇게 상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든 생각은 한 가지였다. 그들은 용기를 주는 사람들은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창업은 정보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주워들은 정보만 갖고 창업을 시도하면 오래가지 않아서 실패의 쓴맛을 본다. 창업은 정보도 중요하지만 1%의 가능성을 100%로 끌어올려야 하는 자신감, 확신, 용기, 추진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창업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반면에 창업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자들은 모두 직장인이다. 직장인의 뇌구조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가의 뇌를 가진 예비창업자들, 혹은 초중장기 창업자들의 뇌구조와는 확연히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다. 창업을 통해 성과를 내 본 사람들은 아니기 때문에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물론 개인적인 업무에 관련된 경험을 토대로 어느 조직의 내부 문화를 판단하기엔 어폐가 있고, 오류도 있을
서울대생들이 말하는 좋은 독서는 무엇이고 어떤 도움을 받았을까? 설명에 앞서,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 지원자들이 가장 주목한 책은 인문대의 경우 ‘사피엔스’였다. 사회과학대는 ‘정의란 무엇인가’, 경영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자연대는 ‘이기적 유전자’, 공과대는 ‘엔트로피’, 사범대는 ‘죽은 시인의 사회’, 의과대는 ‘숨결이 바람 될 때’ 등이다. 서울대 입학본부가 올해 웹진 ‘아로리’에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전년도에 이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였고, 2위는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3위는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였다. 2017~2019학년도까지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미움받을 용기’, 2014~2016학년도까지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였다. 서울대는 2021 수시지원 시 자기소개서를 제출할 때 문항 4번으로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는 자율항목이 있었다. 서울대는 자소서에서 계열별 또는 모집단위별로 읽어야 하는 책이 정해진 것은 없어 어느 도서가 특별히 유리한 책은 없다. 다만, 서울대가
2022학년도부터 영재학교 학생이 의·약학계열에 진학할 경우 불이익을 받는다. 정부는 지난 4월 이러한 방침을 발표했다. 이공계 인재양성이라는 영재학교 설립 취지와 어긋난다는 게 이유다. 현재 전국에는 경기과학고, 광주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 서울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한국과학영재학교의 8개 영재학교가 있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영재학교장협의회는 △진학과 관련한 어떤 상담도 불허하며 일반고로 전출 권고 △학교생활기록부는 영재고 아닌 일반고 서식으로 변환해 제공 △학점 대신 석차등급 기입, 연구활동, 연구발표실적, 리더십 활동 내역 등 공란 처리 △정규수업 시간 외 기숙사와 독서실 등 학교시설 이용 제한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 환수조치 등을 영재학교 졸업생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방안을 밝혔다. 사실상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약대 수시전형 응시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학교에서 의·약대 관련해서 상담 자체를 해주지 않을 뿐더러 일반고로 전출할 것을 권고하고, 학교에서 연구 활동이나 창체활동 등의 실적에 대한 기재도 생략된다. 내신도 A+부터 F까지 학점으로 표시되는 게 아니라 석차등급으로 변환해 제공하기 때문에 등급이 매우
소위 훌륭하다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일컫는 사람들 대부분이 책 읽기를 좋아했다. 이는 2002년에 발표된 「미국의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논문 등 기타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사실이다. 『독서불패』는 링컨, 헬렌켈러, 에디슨, 정약용, 세종 등 역사를 움직인 사람들 모두가 독서광이었음을 열거하고 있다. 그만큼 책읽기는 간과할 수 없는 교육적 효능을 지닌다. 공부를 주관하는 기초학습능력은 어린 시절 책 읽는 습관에서 길러진다. 독서는 공부에 중요한 도구인 셈이다. 기초학습능력이란 무엇인가? 읽기, 쓰기, 셈하기이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기초학습능력이 '읽기'다. 읽기 능력은 무엇인가? 어휘력, 이해력, 분석력, 종합력, 추리력, 상상력, 비판력, 판단력을 포함한다. 이러한 능력들의 공통점은 주입식 암기학습으로는 길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직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따라서 기초학습능력을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길러주지 않으면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자녀가 기초학습능력을 갖추었는지 아닌지 부모가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공부는 무엇인가? 책 속에 산재한 데이터 중에서 중요한 정보를 스스로 선별해내고, 그것의
"세상은 변화한다. 고로 존재한다?" 호텔업계가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호텔에 투숙하며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북캉스’(독서+호캉스) 패키지를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날씨가 선선해져 책 읽기에 좋은 계절이니 도서업계 대신 호텔업계가 발 벗고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물론 장기화된 코로나 불황을 이겨보자는 고육책일 것이다. 패키지를 보니 각각 성우가 읽어주는 오디오북부터 직접 큐레이팅한 도서 증정, 상시 운영 라이브러리 공간까지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어찌됐든 책 읽기를 권하는 게 나쁠 건 없지 않은가. 오히려 책을 안 읽는 요즘, 독서권장에 앞장을 서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옛말대로라면 지금은 등화가친(燈火可親)이 어울리는 계절이다. 옛 당나라의 학자인 한유(韓愈)는 성남으로 글공부하러 가는 아들에게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이란 시를 지어주었는데 이 시엔 ‘네가 떠나는 때는 가을이니 등잔불을 가까이 하고 책을 읽어라’란 구절이 있다. 등화가친은 옛말이 되었지만 지금은 온종일 가을바람이 선선하니 전등을 등잔불 삼아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이야 냉난방시설이 잘 되어 있지만 그 시절엔 날씨가 독서에 큰 영향을 줬던
우주발사체는 큰 비용을 쏟아 붓고 나름대로 만전을 기하더라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 가장 도전적인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이다. 그런 만큼 수백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참여해 이뤄지는 거대과학(Big Science)의 진수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어제(21일) 우주를 향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를 쏘아올렸다. 그러나 고도 700Km 고도까지 올리는 데 그쳐 더미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과제를 남겼다. 아쉬움을 남기긴 했으나 시작으로는 매우 훌륭한 성과였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인류 역사상 달에 첫발을 디딘 미국의 아폴로11호 우주선 탑승자 닐 암스트롱은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나라도 이제 우주로 향한 첫 비상이자, 첫 발을 뗀 것이다. 누리호는 무려 11년 7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쳤다. 주목할 점은 본체만 개발한 것이 아니라 발사장, 발사대, 엔진, 엔진 핵심 부품 설비 등 발사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100%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는 데 있다. 해외의 경우 발사체 개발에만 대략 10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을 개발하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 이미 인프라는 구축되어 있는데
얼마 전 중앙일간지에 “대기업 타이틀이 삶을 보장해 주진 않더군요”란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다. 내용은 이렇다. “월급에 기대어 사는 리스크(위험)를 줄이기로 했죠.” 2년 전 회사를 관두고 조기 은퇴한 김도협(41)씨. 그가 대기업 명함을 포기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직장’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는 “더는 내 삶을 남(회사)에게 맡겨선 안 되겠다 싶었다”며 “하루빨리 경제적으로 독립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조기 은퇴를 결심하고 5년 만에 종잣돈 4억 원을 21억 원으로 불린 뒤, 39세에 회사를 떠났다. 조기은퇴자, 파이어족이 됐다. 이 사례 외에도 최근 비슷한 얘기를 심심찮게 듣게 되는데, 과연 파이어족이 뭘까? 파이어족(FIRE)은 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경제적 자립, 조기 퇴직'(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따 만들어진 신조어다. 고소득·고학력 전문직을 중심으로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투자를 늘려 재정적 자립을 추구하는 생활 방식이다. 이들은 30대 혹은 40대 은퇴를 목표로 수입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파이어 운동은 1990년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8일 136개 국가가 디지털세 도입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디지털세란 글로벌 IT 기업이 자국 내에서 일으킨 매출에 대해 각국이 법인세와 별도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현재 구글과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하지만 법인세는 고정사업장, 즉 서버가 위치한 나라에서만 낸다. 그동안 이들에 대해 과세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따라서 디지털세는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에 대한 조세회피 대응방침인 셈이다. 기존 법인세는 고정사업장 소재지를 기준으로 부과한다. 하지만 디지털 기업은 세금 부과 근거가 되는 고정사업장이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그래서 디지털 기업의 경우 실제 매출 가운데 일부만 과세 대상이 된다. 디지털세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19년 7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디지털세 부과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성명서가 발표된 이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어 왔다. 이 합의에 동참한 국가들은 앞으로 대형 다국적 기업들에 15%의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적용하게 된다. 디지털세는 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논의
그동안 변화무쌍했던 교육정책 뒤집기는 무늬만 바뀐 것일까? 작금의 교육이 퇴보했다는 비난을 넘어 소프트웨어가 바뀌지 않는데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가 뭘까? 다양한 문제들이 맞물려 있을 수 있겠으나 그중에 한 부분만 언급해보려고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선진국으로 잘 알려진 핀란드를 예로 들어보자. 핀란드의 경우 공교육에 내실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교권 선진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사 개개인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교수활동에 상당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핀란드의 고등학교는 무학년제로, 학생들의 개별적인 학업선택 기회가 더 많이 주어져 있다. 그런 만큼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이 선택한 학업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야 하고, 다목적 평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의 요구에 맞는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교사들이 여기에 부응할 수 있는 것은 교육행정기관의 분권화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교육의 우선순위, 최소이수 시간 배당, 국가 핵심교육과정, 국고보조금 규모의 조율 등을 담당한다. 교육문화부는 일반계 고등학교 교육과 관련된 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