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친한 친구가 앞에 있다고 예를 들어보자. 대개 비슷한 말을 먼저 하게 될 것이다. "어제 있잖아..." "얼마전에 있었던 일인데..." "소식 들었어?" 그리고 마지막에는 나의 주장, 즉 사견私見을 이야기한다. "나는 그 이야기 듣는데, 좀 그렇더라."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생각하거든. 뭐냐면..." 말하듯이 글쓰기도 여기에서 시작된다. 흔히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는 글의 구성은 일반적인 역사서나 자기개발류의 plot과는 다르게 말하듯이 정리되곤 하는데, 짜임새 있는 구성, 즉 story가 있어서 쉽게 청중을 집중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에세이와 자서전이 주로 스토리텔링의 plot을 따른다. 에세이나 자서전은 기록한 사람의 일상을 그 사람의 언어로 접하도록 쓰이기 마련이다. 어렵지 않은 데다, 누구에게나 흔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그 사람만의 언어로 접하게 되니 색다르고 재밌게 읽히는 것이다. 반대인 경우도 있다. 종종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렵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을 구구절절 어렵게 설명한다거나, 질문과 전혀 상관없는 대답이 나오는 식이다. 청중의 의도를 파악하는 청해력, 주제에 맞춰서 의견을 이야기하는 이해 능력
"AI에 밀려나는 어문학과들(조선일보)” “다시 쌓는 바벨탑, 무너지는 언어 장벽, 영어에 쓰는 에너지 줄여 다른 곳 투자할 때 (동아일보)” 몇몇 일간지의 칼럼을 읽으며 한심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마도 외국어가 취업에 중요한 게 아니고, 일상생활에 긴요하지 않다는 뜻일 게다. 말이 되는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내로라 하는 교수와 신문이 그렇게 무식하고 몰상식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교육은 취업의 목적이 아니며, 당장 필요해서 공부를 하는 게 아니다. 좋은 회사 취직하려고 대학을 가는 게 아니다. 인간이고 사람이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것이다. 쓸데없이 역사와 철학, 미학과 심리학, 문학과 라틴어를 왜 공부해야 하는지 정말 모른단 말인가? 독어독문학과는 독일어도 공부하고 독일 문학도 연구하며, 불문과는 프랑스어를 배우고 프랑스 문학도 공부하는 것인 줄 알고 있다. 유럽의 유수대학들은 “사용하지 않은 고대 언어, 라틴어”를 요즘도 가르치고 있다. 대학을 나온 후 또 대학원을 가는 사람들도 있다. 딱히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따려고만 가는 게 아닌 경우도 많다. 공부 자체가 좋기도 하고, 배움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필자는 공대를 나왔지만,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글은 일단 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논설문이나 사설을 대하듯이 글을 쓰거나 읽는 건 아니다. 어렵고 난해한 글이 마냥 좋은 글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처럼 쉬운 글을 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국어사전이다. 사전은 아주 오랜 세월동안 쓰여진 단어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모르는 단어를 찾기 위해서 사용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어휘의 풍성함을 위해서 사용해야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국어사전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 작가도 강의에서 국어사전의 유용함을 이야기한 바 있다. 얇고 가벼운 라틴어 사전은 있다. 얇고 가벼운 영어사전도 있다. 그러나 얇고 가벼운 국어사전은 없다. ‘얇고 가벼운 사전이면 된다’ 라는 식의 관념은 국어사전에게 통하지 않는다. 한국어의 특성상 국어사전은 20만 자 이상의 단어를 수록한 사전이어야 하며, 틈날 때마다 들춰보면서 조악한 둔필을 갈고 닦아야 한다. 일필휘지는 정답을 모르는 주관식 문제에 애국가를 쓸 때나 적합한 표현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두툼한 국어사전을 펼칠
20년 가까이 강의를 하고 글을 쓰면서 가르치는 것보다 듣고 배우는 게 더 많아서 좋다. 네팔, 몽골, 인도네시아 등 여러 외국인들에게도 강의를 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것(Respect for Difference)'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미나리, 오징어게임, 기생충과 K-Golf, K-Food, K-Culture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계를 점령하고 세계인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거다. 정규교육과, 즉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제외한 기업의 임직원 연수 교육이나 일반인을 위한 평생교육과정에서 운영하는 교육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교육'은 어떠해야 할까? 첫째, 언어가 되어야 한다. 지구상의 누구와도 소통이 되어야 하는 바, '영어는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며 한글이나 한국어도 품위 있고 수준 높은 어휘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듣기 거북하고 함부로 쓸 수 없는, 저속하고 상스러운 언어가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가능하다면 제2, 제3 외국어도 공부를 해 두면 좋을 듯 하다. 중국어나 스페인어도 공부하고 싶을 때가 있다. 써먹을 기회가 없는 걸 알면서 라틴어를 공부하는 즐거움을 느낀
“직장인 77%, 영어실력 부족으로 업무 기회 한계 느껴 (문화일보, 2024. 1. 18)”라는 기사를 읽으며, 대학 진학률이 75%에 이르는 우리 나라가 영어 교육을 어떻게 했길래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궁금합니다. 문해력(文解力)이 낮아지고,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늘어난다는 소식도 낯설지 않은 걸 보니 국영수를 기준으로, 모든 교육이 총체적 난국에 빠지는 듯 합니다. 특히, 글로벌 문화의 교류가 급증하고 있고, 국제 경쟁이 심해지는 최근의 분위기를 보면 무엇보다도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Global Business Skills and Competency)”이 매우 중요한 시대라고 여겨집니다. 필자가 '뉴욕보험대학(The College of Insurance)'에서 연수를 받을 때 사 온 책, '국제 비즈니스(International Business)'를 다시 꺼내 살피면서 중요한 내용을 훑어 봅니다. 최근 인도, 네팔, 튀르키예 등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강의를 하고 관련 비즈니스를 함께 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자세와 요건은 첫째, '언어와 소통(Language and Communication)'입니다. 영
20대 중반 무렵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 있다. 그는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부정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마흔을 넘긴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싸우는 모습만 보면서 자랐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파트타임 외에 이렇다 할 일자리도 제대로 구하지 못했다. 나는 스스로를 운명론자에 가깝다고 이야기하지만, 때로는 운명보다 걷잡을 수 없는 교만이 스스로의 길을 패망으로 인도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그의 눈동자와 말투에서 확인하곤 한다. 크세르크세스가 이끄는 페르시아군대와 스파르타의 300명 장군들의 전쟁, 거친 전투 끝에 스파르타의 전사들이 장렬하게 전사하는 영화 '300'은 너무나도 잘 만들어져서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다. 책과는 다르게 엄청난 분량의 픽션을 가미하긴 했으나, 미디어 분야에서 논-픽션보다는 픽션이 훨씬 재밌고 스릴이 넘치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퀴로스, 캄뷔세스, 그리고 3대 샤한샤인 다레이오스로 왕위가 계승되면서 작은 속국에 불과했던 페르시아는 거대 제국으로 성장하였다. 그중에서도 페르시아의 3대 샤한샤였던 다레이오스는 왕으로 세움을 입기 전부터 왕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었다. 마고스(magus)의 반란을 저해한 7인의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 투자해야 할 최적의 시간은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갔지만, 그 다음의 가장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Opinion: Victory for Ukraine could be closer than we thought. The best time to make that investment is already long gone. But the next best time is now. Opinion by Keir Gilesm, Tue June 27, 2023. CNN)” 위 칼럼을 읽으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글이지만,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진작 해 볼 걸”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해 봅니다. 시흥 자동차 공장에서 기능공으로 일을 하고 있을 때, 대학을 가려고 하지 않고, 그 돈과 생각으로 주변의 땅을 샀으면 소하리와 철산리에 있는 배추밭과 논이 모두 제 것이 되었을 터인데, 뭣 하러 대학을 가겠다고 그 고생을 했는지 모릅니다. 글로벌 기업에 재직 중에 뉴욕 보험대학으로 연수를 갔었는데, 이왕 갔으니 박사학위를 받고 오겠다고 임원들에게 간청을 해서라도 공부를 더 하고 왔어야 했는
기본적으로 죄의 기준은 법이다. 공동 관심사를 조정하고 보편적 평온을 유지할 능력이 있는 연방 정부를 수립하려면, 정부의 보호 및 관리/감독에 맡겨질 대상과 관련해 헌법안 반대자들이 주장하는 원칙과 반대되는 원칙 위에 연방 정부가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방 정부는 정부의 힘을 시민 개개인에게까지 확장해야만 한다. 연방 정부는 중간에 게재하는 어떤 입법의 도움 없이도 성립해야 하며, 연방 정부의 결정을 집행할 상임 집행관이라는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 중앙 권위의 통치권이 법원이라는 매개를 통해 표명되어야만 한다. -연방주의자(Federalist) 17권, 제4대 미국 대통령 제임스 메디슨 외 4인 국가체제가 형성되기 시작한 이후 법은 죄의 경계선을 지었다. 법이 없다면 죄는 죄로 성립될 수 없고, 법이 있다면 죄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도 죄가 된다. 국가 사법체제 아래에서 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 인간은 없다. 법이 있기에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지고,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국가가 형성된다. 오레스테스의 죄는 친족살인이다. 아버지 아가멤논을 죽인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 아이기스토스, 오레스테스는 그들을 죽인 친족살해범이다. 반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개혁의 대상 중에 노동, 교육, 연금 등 몇 가지가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게 교육혁신이라 생각한다. 학교 폭력 급증, 마약 거래 및 투약, 극단적 선택 증가 등 어린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고통을 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선생님들조차 “빨리 그만두고 싶은 직업”으로, 교직을 회의적(懷疑的)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런 마음으로 어떻게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지 염려가 된다. 청년실업자는 많은데 일할 사람이 없어서 힘들어 하는 중소기업과 농촌의 현실에 고민하는 정책이나 기관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회장 고진광)에서 진행하는 “사랑의 일기” 쓰기 교육과정 중,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산하 몇 개 초등학교에 강의를 하면서 어린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담임선생님의 교육철학과 교수법에 따라 학생들의 태도나 반응이 반(班)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이에 몇 가지 교육개혁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선생님들의 잡무(雜務)를 줄여 주어야 한다. 교사들이 학생 가르치는 일 이외의 잡다한 보고서 작성과 설문 조사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교육부가 없으면 교육이 살 거
“가난을 해결하는 방법은 어린이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The solution to poverty? Invest in kids. 뉴욕타임즈, 2021.12.6)" 본 칼럼에서 "조기교육의 품질(Quality early Education)"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국회 교육위원회, 대학구조개혁위원회 등은 한국의 백년대계(百年大計) 교육정책 입안하고 시행하는 공공기관 또는 단체들이다. 이렇게 많은 전문가들이 진정으로 고민을 하고 연구하면서 미래교육을 발전적으로 이끌어 가는지 의심이 든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말과 글이 가벼워지고 문해력(文解力)이 약해지고, 수학이 어려워서 포기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요즘, 교육정책은 국어 영어 수학을 100시간 줄이자고 하며, 아시아 역사를 가르치지 말자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듯하다. 어려운 과목은 가르치지 말고, 민주시민교육을 한답시고 "색다른 사상교육(?)"을 하려는 모양이다. 어려워도 공부는 제대로 해야 했다. 힘들어도 배워야 할 학습내용의 기초학문이 바로 문사철(文學, 歷史, 哲學)이다. 철학은 수학과 연결되어 있고, 역사를 모르면 미래를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