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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사해설] 일대일로(一帶一路)와 ‘B3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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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One belt, One road)는 중국 주도의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경제벨트를 지칭한다. 즉, 35년 간(2014~2049) 고대 동서양의 교통로인 현대판 실크로드를 다시 구축해, 중국과 주변국가의 경제·무역 합작 확대의 길을 연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으며, 현재 100여 개 국가 및 국제기구가 참여하여 내륙 3개, 해상 2개 등 총 5개의 노선으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에 '일대일로'가 있다면 서방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B3W‘가 있다. 이는 최근 영국에서 열린 G7에서 제시된 것으로 선진국 정상들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선 인프라 투자에 합의한 것이다. 'B3W'는 'Build Back Better World'를 가리키는 단어로 '더 나은 세계재건'을 뜻한다.

 

이처럼 주요 7개국(G7)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는 글로벌 기반시설 투자구상에 합의했지만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구상의 규모가 문제인데, 개발도상국이 2035년까지 약 40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경4천640조 원 규모의 기반시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B3W는 야심 찬 수사에 견줘 매력이 부족해 보인다"라면서 "이를 추진할 지배적이고 새로운 구조가 없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첫 번째 문제는 대규모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이다. B3W를 주도하는 미국의 백악관은 "국제개발금융공사(DFC)와 국제개발처(USAID) 등 개발투자수단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개발투자수단을 늘리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국내 인프라 투자계획 예산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2조2천500억 달러(약 2천509조4천 억 원) 규모 국내 인프라 투자계획에 야당인 공화당은 규모가 너무 크고 증세로 재원을 충당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경쟁하려면 후방(국내)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국내 인프라 투자계획에 공화당의 표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국내 문제뿐만이 아니라 중국과 맞서는 것에 있어 G7 내 온도 차도 감지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G7 정상회담에서 유럽연합(EU)과 독일, 이탈리아가 중국과 무역·투자에 위험이 가해질 수 있는 점과 중국과 '신냉전'으로 치닫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특히 독일이 거부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은 2019년 중국의 화웨이 5세대(5G) 이동통신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 등에 보복하겠다고 위협하자 이듬해 화웨이 장비 사용을 사실상 허용한 바 있다. 이탈리아도 2019년 G7 중 처음으로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국가다. 이탈리아는 최근 미국 등의 우려에도 중국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장비 공급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현재 일대일로에 참여한 개도국들이 100여개가 넘는데 이 국가들이 B3W로 넘어올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당장 기반시설 개발이 급한 개도국 입장에선 '환경·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을 표방하는 B3W보다 화력발전소나 댐 건설에도 투자해주는 일대일로가 매력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B3W‘가 발표되자 중국 매체인 봉황망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일대일로'를 겨냥한 정책을 내놓았다"며 "그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끌어들이려 애쓰고 있지만 과연 실행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