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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홍석기 칼럼] 선생님의 교권과 학생의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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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시는 말씀 하지 마세요. 수업 중에 학생을 건드리면 큰 일이 납니다. 학교 교장에게 고발하면 다행이지요. 곧바로 교육청에 신고합니다. 여기에 말단 선생님은 모든 힘을 잃게 됩니다. 수포자가 14%라고 보도되는 건 거짓말입니다. 적어도 40%정도는 수학을 포기했을 겁니다.”

 

“학생의 자유를 빌미로 공교육이 무너지는 마당에, 어떤 교사들은 역사를 왜곡하고 북한을 찬양하며, 친일 반일을 부추기면서 갈등을 일으킵니다. 학생들이 그것을 모르는 줄 아세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학생들은 이미 선생님들 이야기와 주장을 다들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냥 조용히 있을 뿐입니다. 수업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교직에서 물러나신 선생님과 말씀을 나누며 갑자기 화가 났습니다. 이렇게 운영되는 학교 교육에 대해 교육당국은 아무 대책도 없고 생각도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교권(敎權)과 학생의 인권(人權)을 비교하자는 게 아니라, 교육자로서의 사명과 책임이 있으며, 학생의 자세와 의무가 다르다는 겁니다.

 

필자가 공고를 다닐 때, 영어 선생님은 얼마나 강의를 잘 하고, 학생들에게 강한 의욕을 불어 넣어 주셨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그 분 덕택에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면서, 일상 생활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재미있게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고, 쉬운 내용도 어렵게 강의하는 교수가 있습니다. “가르치는 교수법”도 갖추지 못한 교육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건국대 강 교수님은 강의기법을 가르쳐 달라며 저에게 개인적으로 코칭을 받으신 적도 있습니다. 학생들 수업을 모른 척 하면서 정치판으로 나돌고 있는 폴리페서(Political Professor) 들도 많으니 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적어도 교육자라고 하면 강의라도 잘 했으면 합니다.

 

이런 와중에 교육부의 존재 이유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도 웃기는 일입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둘 다 없으면 좋겠다고 하는 선생님도 많았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면 각자 더 잘 할 것 같은데, 공무원들 밥줄 챙겨주느라고 학생들에게 신경 쓸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정부조직을 줄이겠다고 하면서 각 부처마다 또 다른 청(㕔)과 국(局)을 만들려고 힘겨루기를 하는 듯 하여 가히 미래가 짐작됩니다. 제발 그러지는 맙시다. 능력이 없으면 물러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