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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에듀코어] 서울대생이 말하는 '좋은 독서'란?

지식 확장을 위한 '연관독서법'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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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들이 말하는 좋은 독서는 무엇이고 어떤 도움을 받았을까? 설명에 앞서,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 지원자들이 가장 주목한 책은 인문대의 경우 ‘사피엔스’였다. ​사회과학대는 ‘정의란 무엇인가’, 경영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자연대는 ‘이기적 유전자’, 공과대는 ‘엔트로피’, 사범대는 ‘죽은 시인의 사회’, 의과대는 ‘숨결이 바람 될 때’ 등이다.

 

서울대 입학본부가 올해 웹진 ‘아로리’에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전년도에 이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였고, 2위는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3위는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였다. 2017~2019학년도까지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미움받을 용기’, 2014~2016학년도까지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였다.

 

서울대는 2021 수시지원 시 자기소개서를 제출할 때 문항 4번으로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는 자율항목이 있었다. 서울대는 자소서에서 계열별 또는 모집단위별로 읽어야 하는 책이 정해진 것은 없어 어느 도서가 특별히 유리한 책은 없다. 다만, 서울대가 중시하는 것은 지원자들이 충분한 독서활동을 통해 연마한 우수한 독서능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따라서 자신의 삶과 학습 활동에 가장 큰 감동이나 변화를 보인 도서를 선정해 지적 성장, 영향 등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2022학년도 자소서에서는 1, 2번 문항 통합과 문항별 글자 수 축소 등이 변경됐다. 서울대 자소서 3번 자율문항에도 변경된 사항이 있다. 3번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2권을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 각 도서별 400자 이내)하기'다. 변경된 사항은 종전 3권 1,500자 이내(도서당 500자 이내)에서 올해부터 2권 800자 이내(도서당 400자 이내)로 축소된 점이다.

 

참고로 2022학년도 서울대 자소서 문항 1번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본인에게 의미 있는 학습 경험과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기술'(띄어쓰기 포함 1,500자 이내)하는 것. 2번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노력한 경험과 이를 통해 배운 점을 기술'(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 등이다.

 

그렇다면 서울대생들이 말하는 좋은 독서는 무엇이고 어떤 도움을 받았을까? 현재 서울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경제학과에 재학중인 김 모 군은 ‘연관독서법’을 추천했다. 먼저 관심 있는 책 한 권을 골라 읽고, 해당 책을 다 읽은 후에 더 알고 싶거나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과 연관해 책을 찾아 읽는 것을 꼽았다. 이는 읽은 책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을 더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 책을 쓴 작가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쓴 책을 찾아 읽는 것도 좋다고 부연했다.

 

연관독서법은 한 분야에 대해 비교적 깊은 지식을 만들 수 있고, 본인이 관심 있는 특정 분야가 생기게도 한다. 연관독서법을 추천한 김 모 군은 “이런 방식으로 독서를 했고, 자소서 4번 문항에 책 3권을 연계해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즉 ‘a책을 읽고 궁금증이 생겨 b를 읽었고, 이후 이와 반대편 입장에 있는 c를 읽었다’는 식으로 내용을 전개했다.

 

또 하나는 너무 어려운 책만을 읽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서울대 재학생 이 모 군은 자소서에 작성한 책 3권 모두 흔히 이야기하는 고전이나 수준이 높은 과학서적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래머로 현직에 계신 분이 쓰신 수필과도 같은 책인데. 고전과 같은 무거운 책들에 비해 깊이가 부족할 수는 있지만 책을 읽으며 프로그래밍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과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 책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면, 수준이 높지 않더라도 자소서에 넣어도 상관없다는 조언이다.

 

여기서 주지할 것은 독서가 입시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다. 다수의 서울대 재학생들은 다양한 책들을 읽다보면 분명히 교과서에서 본 내용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한국사와 생활과윤리 같은 과목들에서 한 번쯤 봤던 내용을 책을 읽으며 복습하는 방식으로 남들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

 

또 다른 학생은 “국·영·수 중 특히 국어에서 강점을 보였는데, 비교적 적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로는 틈틈이 했던 독서를 바탕으로 한 독해력이 문학과 비문학을 읽는 데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자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면접에서도 독서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독서는 생각을 키워줄 뿐 아니라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것. “학종에서 많은 대학에 면접이 있는데 학생들의 학생부를 확인하는 차원도 있지만, 면접관과 생각의 공유가 이뤄지는 시간이기도 해서, 평소 생각 공유를 하다보면 유난히 책을 통해 배웠던 것들이 생각나고는 했다.” 또는 “책을 읽으며 정리했던 생각들을 바탕으로 좀 더 설득력 있는 말들을 할 수 있었고, 해가 거듭될수록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는 의견이었다.

 

학생들은 또 고교 교과과정 속의 활동에서는 이전에 읽었던, 혹은 활동을 하면서 읽는 책을 통해 좀 더 풍부한 연구, 풍부한 보고서도 작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식의 근간인만큼 실제로 배워가는 것도 교과서만 읽을 때보다 훨씬 많았고, 교과서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뿐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도 사고하고 친구들과 토론할 수 있었다.”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도 독서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다가 흥미가 느껴지는 분야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재학생 하 모 군은 경제사를 읽으면서 경제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경우다. 이러한 관심이 더 다양한 경제서적을 읽는 것으로 이어졌고, 이후 소비자학을 전공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는 얘기였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독서가 대입 성공을 위해서라도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견이었다. "방학과 주말을 이용해 분량을 정해놓고라도 읽었고 결과적으로 서울대라는 결실도 맺을 수 있었다." 즉, 입시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미래의 공부와 교양을 위해서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교과목과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는 것의 장점이 '교과서에 나열식으로 단순하게 제시된 사실에 대해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