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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홍석기 칼럼] 잘못된 교육의 희생자들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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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미래가 불확실합니다. 제가 맡은 일을 잘 하게 될지 불안합니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 4년, 총 10년 동안 영어공부를 하고 입사한 신입사원이 강의시간에 내놓은 질문이다.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들어 온 사원이 영어 공부 방법을 묻고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누구 잘못인가?

“장자크 루소와 피타고라스, 세종대왕이 인류역사에 끼친 영향력을 비교 분석하라.”

오래 전,  어느 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면접시험에 외부 면접위원으로 참석하여 입사지원자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어느 지원자 한 명이 “헐~!” 하고 나가버렸다.

이게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평균이라고 하면 지나칠까?

“생각은 많은데 정리가 안 됩니다.”라고 핑계를 대는 입사지원자는 아예 생각도 없는 듯이 보였다. 누구 책임인가?
  
흙수저 출신의 대학교수들과 와인을 마시며 밤 늦도록 “한국 교육 체계와 대학 교과과정의 문제점" 등에 대한 토론을 했다. 대학의 기능과 역할을 잃은 대학에서 빨리 명예퇴직을 하고 싶다는 교수의 말씀이 씁쓸하게 들렸다. 요즘 거론되는 E 대학의 비리와 부정부패 문제가 정말 그 대학만의 문제일까?

세상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대학의 무용론이 제기되고, 학교에서 정해준 커리큘럼과 상부의 행정 지시사항을 수행하느라 교육에 집중하지 못하는 강의는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낫다고 어느 교수는 말한다.

얼마 전, 어느 대선후보라는 분이 서울대학교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대학교를 미국의 하버드대학이나 영국의 옥스퍼드, 홍콩과학기술대학교만큼 키울 생각은 못하고, 원수 같은 대학 없애고 싶다고 말할까? "대중을 선동하는 무식한 말장난"이라는 걸 본인도 알고 말을 했을 것이다.

공무원 자리 늘려서 일자리 만들 생각하지 말고, 해외에 나가 있는 자동차회사 11개만 들여와도 100만 개의 일자리는 충분할 것이다.

결국 한국의 대선주자들의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 전문가를 만나면 교육계가 썩었다고 하고, 변호사 검사 등을 만나면 법조계는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공무원을 만나면 말도 꺼내지 말라고 한다. 도대체 한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땅의 지도자와 원로들, 고위 관료 출신들과 지식인들은 모두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글을 쓰는 본인은 가방 끈도 짧고 힘(power)도 없고, 내세울 명예도 없으니 글로서 분풀이를 하지만, 진짜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책임져야 할 지도자들은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버티는지 알 수가 없다.

차라리 옷을 벗고 강물에 뛰어 드는 위인들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