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초등학생들의 정신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등교중지, 원격수업 병행 등 몇 차례에 걸친 불규칙한 등교를 경험하면서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게 어려워진 것이다. 특히 초 1·2학년을 원격수업으로 보낸 3·4학년 등에서 학교 부적응이 심각한 상황이다.
29일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학생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우울한가'에 응답한 비율이 25.4%, '코로나19 이전보다 불안한가'에 응답한 비율은 23.8%였다. 10명 중 4명 꼴로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한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규칙한 등교를 경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1·2학년의 경우 학교에서 사회성을 기르는 단계인데, 등교중지 등으로 대면수업에 제약을 받으면서 학교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초3 자녀를 키우고 있는 주부 이 모 씨는 "아이가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해 입학을 하면서 발달과정에 직격탄을 맞았다"며 "대면수업 중단으로 각종 활동에 제약을 받다 보니 막상 정상 등교가 재개됐을 때 학교 적응으로 유난히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1학년 때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주위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하기만 하면 주의를 받은 데다가 모둠활동, 체육활동 등에서도 제재를 받았으니 어찌 보면 당연히 우려했던 현상"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일종의 '후유증'으로 남은 탓에 학교 적응에 더딘 것 같아 부모로서 속상하다"고 했다.
교사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도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성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코로나19 당시 갓 입학했던 1·2학년의 경우 유독 등교 불안 증세를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청 차원에서도 충분히 관련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