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에서 발생한 출제오류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수능 출제·검토와 이의심사 절차가 개선된다. 검토위원과 출제 기간이 늘어나고 이의심사 과정에서 소수의견 재검증 절차가 신설된다.
교육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능 출제 및 이의심사 제도 개선방안 시안’을 발표하고, 내달 2일까지 대국민 의견수렴을 한다고 밝혔다.
우선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의 내실있는 검토를 지원하기 위해 출제기간을 기존 36일에서 38일로 늘린다. 특히 오류 빈도가 높은(역대 9개 오류 문항 가운데 7건) 사회·과학 영역 검토자문위원을 8명에서 12명으로 늘린다.
검토자문위원은 대학이나 국가 연수·연구기관이 부교수 이상을 위촉한다. 수능 문항은 출제 뒤 1차 검토→수정→2차 검토→수정 단계를 거치는데 교육부는 이후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를 추가하기로 했다. 문항의 난도 조절을 위해 여러 조건을 설정하게 되는데 풀이과정과 방식을 다각도로 점검해 문항의 완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의심사 과정에는 이른바 소수의견 재검증 단계가 생긴다. 지난해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이의심사 과정에서 외부전문가 16명과 관련학회 3곳에 자문을 의뢰했는데 대부분이 ‘오류 없음’으로 회신했고 외부전문가 1명과 학회 1곳이 소수의견을 냈으나 사실상 묵살됐다.
이에 교육부는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의심사실무위원회에서 소수의견이 나오면 2차 실무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2차 실무위원회는 1차 실무위원회에서 찬·반 의견을 낸 위원 1명씩과 신규 외부위원 3명으로 구성해 심사의 객관성을 높이고, 소수의견이 최종심의단계인 이의심사위원회까지 전달되도록 할 예정이다.
외부위원 참여도 확대된다. 교육부는 사회탐구·과학탐구 등 2개 영역별로만 마련된 이의심사실무위원회를 윤리·역사·지리·사회·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등 8개 과목군마다 만들기로 했다. 또 과목군별 위원회를 구성할 때 2명인 외부전문가를 국어·영어·수학과 마찬가지로 5명으로 늘린다.
모든 과목에서 중대 사안이 발생하면 자문학회 관계자 3명이 이의심사실무위원회에 참여하고 기존 내부위원은 참고인으로 전환해 외부위원 중심으로 명확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했다. 자문학회는교과교육학회가 아닌 내용 학회 중심으로 자문을 맡기고 앞으로는 자문학회명과 자문내용도 공개할 예정이다.
최종심의단계인 이의심사위원회는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인원을 늘리면서 외부위원 비중을 55.6%(9명 가운데 5명)에서 81.8%(11명 가운데 9명)까지 높인다. 현장교사, 학부모, 법조인, 타 국가시험 관계자 등이 외부위원으로 참여하고 위원장 역시 외부인사를 위촉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평가원 원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이의심사위원회는 평가원 중심으로 운영 자체가 폐쇄적이라는 문제 제기가 많았다”며 “개방적 구성을 통해 앞으로는 문항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오류로 인정될 가능성이 많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심사 과정이 12일에서 13일로 늘어나면서 2023학년도 수능 정답 발표일은 11월28일에서 29일로 하루 연기된다. 2023학년도 수능은 11월17일에 치러질 예정이다.